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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지개 다리를 건너

아름다운 천국에서
평화롭고 행복하게 지내거라...사랑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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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름 도키
나이 8
성별
품종 코리안숏헤어
머무는 곳 천안시 불당동
천국으로 보낸 날 2021-10-10

우리 도키... 

우리 도키는 언니 손에서 자랐지만, 

우리 가족과 참 연이 깊었다. 

사람들은 묘연이라지만, 내가 느끼기엔 그 무엇을 넘어선 돈독한 관계였다. 

 

처음 너를 본 내 엄마는 눈길이 가는 길냥이라며 그 많은 아이들중에 너의 얘기를 참 많이 했다. 

풀숲에서 다리를 절고있던 너를 발견한 내 여동생은 아빠 몰래 집에있던 남동생보고 담요를 가지고 오라고 해서 

품에 꼭 안고 구조한 다음 집에 들어가기 무서워 나에게 전화했었어. 

난 대학 입학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, 동생 전화받고 '내가 책임질테니까, 집으로 무서워하지 말고 들어가!' 라고 했지. 

 

처음 본 너는 책장에 숨어있었고, 

그 다음날에는 내 여동생 팔을 베고 잤고, 

한번의 샤워 이후에는 회색 털이 뽀얀 흰색으로 변했어. 

 

내 대학생활 동안

혜화 4.5평의 이층 원룸에서 시작해, 

학교 후문의 8평의 산비탈 집, 

이태원의 12평 투룸 집, 

천안의 25평 44층 집, 

천안의 60평 25층 집... 

 

너가 더 많이 뛰어놀고, 동생들의 영역에 침범당하지 말라고 

나는 죽어라고 일을 하며 너를 돌봤고,

집이 커질 때마다 항상 너를 안고 고맙다고, 더 잘 뛰어놀으라고 얘기해줬어..

내 모든 생활과 생각과 느낌과 삶의 열정은

너를 위해 존재했었다. 

 

학교 끝나고 너가 보고싶어서 집으로 재빨리 들어오는 내 발자국 소리에, 

창문으로 올라와 먼저 인사해주고, 

현관문을 열면 벌써 그 앞에 나와있던 너... 

집안에 어디 있던, 

현관밖 내 발자국 소리에 언제든 달려나와서 

집 잘 왔냐고, 오늘도 고생했다고 말해주던 너의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다. 

 

 

잠을 자다가도 나를 찾아와 

다리에 지긋이 기대어 인사하고, 

아침이면 내 가슴위로 얼굴을 쫑긋하며 

배 위에 올라와 있던 내 새끼... 

이렇게 일찍 가려고 그렇게 사랑스럽고 사람보다 더 사람같았나 싶다. 

 

갑작스런 심장병에 

이틀동안 고생만 했던 그 기억은 언니만 간직하고 있을테니, 

너는 행복했던 기억과 내 품에 안겼던 따뜻한 기억만 가지고 

아름다운 세상으로 넘어가서 하고싶은 것 모두 다 하고, 

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 보면서 순수하게 존재하길 바래. 

 

마지막까지 언니 손을 놓지 않고, 

애써 울음참는 나와 내 동생에게 마지막 인사 해주고 떠나줘서, 

오히려 걱정해주면서 떠나줘서... KakaoTalk_20211011_185741099.jpg

 

 

언니는 너를 가슴에 묻고, 

남은 레끼와 도리에게 또 최선을 다하면서 

너를 다시 만날 그 날까지 후회없이 

모든 힘을 다 해서 살아갈게. 

 

너가 나오지도 않는 젖을 먹여 키우던 레끼는, 

너를 많이 그리워 하고 있어. 

너가 간 것을 느끼는지, 너와의 마지막 순간이 있었던 그 자리를 지긋이 보며 

눈을 지긋이 감았다 뜨며 속으로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여. 

 

사랑해 도키야. 

많이 사랑해. 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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