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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지개다리

 

무지개다리를 건널 때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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품종 말티즈
체중 4.5Kg
나이 18살
보호자명 조*라
무지개다리 건넌 날 2020-04-19

19순돌.png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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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순돌누나 2020.04.20 18:33
    널 보내고 오는 길 하염없이 눈물만 나네.
    집안 곳곳에 네가 있던 자리를 볼 때 마다 넌 여전히 눈에 선한데...
    혹여나 엄마, 아빠, 누나가 힘들까봐 모두 잠든 새에 조용히 눈을 감은 너. 어제 저녁 한우미역국도 먹고 새벽엔 물도 많이 마신 터라 그렇게 마지막이 다가왔는 줄도 모르고 널 혼자 보낸 것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.
    평생을 착하기만 했던 네가 형 결혼하는 것만 보고가려고 했던 것일까. 버티고 버티다 결혼식 다음날 떠나며 제 할 일을 다 하고 가주어 더 미안하고 고맙고 짠하다.
    중학교 2학년 봄방학에 널 처음 집에 데려왔던 때가 생각나네. 극심한 사춘기를 겪는 딸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엄마, 아빠가 널 키우는 걸 허락해주셨지. 널 만나기 전 까지 엄마는 개 키우는 집에는 가지도 않으실 정도로 개를 좋아하지 않았는데, 너로 인해 동네사람들도 인정하는 유난스러운 개엄마가 되었어.
    참 오랫동안 잔병치레도 없이 건강하고 밝게 살아준 네가 아프기 시작한 건 일 년 전부터였는데.
    그 후로 식구들이 외출했다가 돌아올 때마다 반갑다고 흥분하며 쓰러지길 수십차례...
    어떤 사람들은 힘들어하는 널 왜 안락사시키지 않느냐고 우리 가족을 독하다고 하기도 했어.
    내 욕심에 네가 너무 힘들진 않았는지, 차마 그렇게는 널 보낼 수 없었던 누나를 이해해주라. 너무 고통스럽지 않게 가주길 바랐던 우리 마음을 알아준거니. 어떠한 신호도 주지 않고 그렇게 혼자 가버리다니... 끝까지 착한 너에게 미안해.
    네가 떠나고 나니 이제야 우리 가족에게 네 존재가 얼마나 컸는지 가늠할 수 있게 되었어.
    우리 가족에게 와주어서 고마워 순돌아. 그 곳에서는 네가 좋아하는 풀냄새, 흙냄새 맡으며 마음껏 뛰어 놀고, 너보다 먼저 무지개다리 건넌 강아지 친구들도 만나서 잘 지내고 있어. 사랑해 영원히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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