품종 | 카발리에킹찰스스페니얼 |
---|---|
체중 | 14 kg |
나이 | 8 살 |
보호자명 | 이*진 |
무지개다리 건넌 날 | 2023-12-15 |
봉자야, 너 떠난지 49일이라고 문자가 왔네. 벌써 그렇게 됐나. 그래도 너 그리워하는 마음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으니 너무 서운해하지 마. 보고 싶어. 아프지 마.
봉자야, 사랑해. 보고 싶어. 어제는 참 이상한 꿈을 꿨어. 범죄자 세 명이 협박하는 꿈이었어. 내가 속임수를 써서 빠져나가는 꿈이었지. 유리창을 깼는데 5천원을 내라고 하니 2천원만 내겠다고 버티는 걸 내가 화를 내기도 하고. 뒤척이느라 세 시간밖에 못잤어. 피곤하네.
봉자야, 오늘은 가까운 역사유적을 보러왔어. 넌 문맹이라 잘 모르겠지만 쉽게 설명하면 외적의 침입을 막아냈다는 거야. 니가 집에 들어온 고양이 쫓아낸 거랑 비슷한 거야. 대단한 일을 했단 말이지. 우리 봉자도 그냥 이쁘기만 한 거 아니고 밥값은 다했잖아. 우리 조상님들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열심히 사셨다고. 우리 봉자처럼. 봉자야 보고 싶다.
봉자야, 잘 잤어? 어제 카카오스토리를 죽 훑어보다보니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지 않은 사진이랑 동영상이 좀 있더라. 괜히 반가워서 얼른 다운로드 받았지. 우리 봉자 어릴 때 모습 보니까 표정이 왜 이렇게 근엄한 거야. 야, 근데 왜 넌 갈수록 더 보고 싶어지니.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져야 되는 거 아니야? 내가 널 잊는다는 게 아니라 슬프고 애달픈 마음이 무뎌져야 되는 거 아니냐고. 왜 넌 안 그런건데? 아 정말 미치겠다. 이 개눔시키야 왜 그렇게 순둥순둥하기만 했어! 정 떨어지게 사고라도 한번 치지, 왜 그냥 그렇게 갔냐고. 왜 혼자 아픈 거 참고 그랬냐고!
맛있는 거 많이 사주지 못해 미안해. 많이 뛰어놀지 못해서 미안해. 너 아픈 거 몰라서 미안해. 불쌍한 우리 봉자. 내가 너무 미안해. 다 내 잘못이야.